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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WS/TV

<영상앨범 산> 용의 날개에 오르다 - 사천 와룡산

by 뉴스창구 2024. 8. 19.

방송 : 2024년 8월 18일(일) 오전 7시 10분 KBS 2TV

 

949회 용의 날개에 오르다 - 사천 와룡산 아흔아홉 봉우리가 만든 거대한 용의 쉼터, 사천 와룡산

 

하늘과 바다의 도시라 불리는 경상남도 사천시. 그 중앙에 위치한 사천의 진산 와룡산은 높고 낮은 봉우리가 아흔아홉 개로 형성되어 있어 구구연화봉이라고도 불린다. 암봉에 둘러싸여 있어 높이에 비해 산세가 더 장대하게 느껴지는 와룡산. 백천사, 백룡사와 같은 유서 깊은 사찰들이 많이 있어, 이 산이 좋은 기운을 품고 있음을 보여준다. 상서로운 사천 와룡산의 품으로 한국화가 박석신 씨와 산 소리꾼 염수희 씨가 여정을 떠난다.

 

산행에 앞서 1500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사천 다솔사로 향한다. 하늘 높이 뻗은 곧은 나무들이 다솔사로 가는 길에 그늘을 만들어준다. 길가에 피어 있는 다양한 색의 수국들이 인사하듯 반긴다. 수국들은 선명한 초록 잎들 사이에서 더욱 진한 색깔을 자랑하고 있다. 다솔사는 투구를 쓴 형상을 한 장군봉 아래 자리하고 있는데 그 앉음새가 장군이 많은 부하를 통솔하는 모습이라고 해서 '많을 다(多)' 자와 '통솔할 솔(率)' 자를 써 이름 지었다고 전해진다. 고즈넉한 사찰의 멋을 느끼며 본격적으로 산행을 이어간다.

 

거대한 용이 누워 다도해를 품고 있는 형상처럼 보인다고 하여 이름 붙은 와룡산. 자연이 만들어준 빛과 그림자에 감탄하다 보면, 들머리인 백천골에 도착한다. 들머리의 상쾌한 바람을 맞으며 올라서는 길엔 파란 하늘 아래 바람이 숲에 부딪히는 소리와 새소리가 배경음악처럼 들려온다. 턱 끝까지 차오르는 숨을 고르게 내쉬며, 큼지막한 돌들이 깔린 길에 발을 성큼 내디딘다. 유독 높게 쌓여 있는 여러 기의 돌탑을 보면 이 돌을 쌓으며 빌었을 수많은 사람의 염원이 느껴진다.

 

빽빽한 숲을 지나니 숨을 돌릴 쉼터, 백천재에 도착한다. 과거 삼천포 사람들과 고성군 사람들이 물물교환을 했던 장소라고 전해지는 백천재. 수풀 사이의 좁게 이어진 흙길을 오르며, 일행은 피부로 자연의 촉감을 느끼며 민재봉으로 향한다. 드디어 민재봉(해발 799m)에 올라서자 봉우리 아래로 보이는 와룡골의 풍경. 사천 도심 너머로 푸른 바다를 품은 삼천포항도 보인다. 원래 와룡산의 정상은 민재봉이었는데 지난 2009년 해발 고도 측정을 다시 시행한 결과, 새섬봉(해발 801.4m)이 더 높아 와룡산의 정상을 내어주게 되었다.

 

거친 암릉 위에 자리 잡은 가파른 계단을 오르면 마침내 새섬봉에 도착한다. 와룡산의 정상 새섬봉은 아주 오랜 옛날 와룡산이 바닷물에 잠겼을 때, 새 한 마리만 앉을 수 있는 봉우리라 하여 이름 붙었다고 전해진다. 고개를 돌려보면 일행이 지나온 능선과 민재봉이 보인다. 아찔한 봉우리에 서서 정상에 올라온 기쁨을 만끽하는 순간, 암봉을 차고 오르는 바람에 마음속까지 한껏 시원해진다. 크고 웅장한 기세를 자랑하는 사천의 와룡산으로 과 함께 떠나본다.

 

◆ 출연자 : 박석신 / 한국화가, 염수희 / 산 소리꾼

◆ 이동 코스 : 백천골 - 백천재 - 민재봉 - 새섬봉 – 도암재 / 약 5.7km, 약 4시간 30분 소요